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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사 와인먼 리어 <안녕하세요, 기억력> 리뷰취미/책 2019. 2. 3. 00:34
"9.11?" 조르지오 마르치티가 말했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온 사업가다. "난 그걸 정확하게 기억합니다. 난 비행사입니다. 직업이 아니라 취미로 비행기를 조종하죠. 그날 나는 스위스 루가노에서 밀라노로 돌아오고 있었습니다. 비행기를 착륙시키고 비행장 건물로 들어갔는데 아무도 없는거예요. 경찰도, 세관원도, 아무도 없었어요. 아무도! 난 놀랐습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이탈리아 국민이라도 해외에서 돌아올때는 반드시 여권을 제시해야 하거든요.
난 생각했죠. 무슨 일이 일어난거지? 그때 한곳에 사람들이 모여있는게 보였어요. 경찰관까지 모두 거기 모여 있더군요. 다들 서서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어요. 나는 그쪽으로 가서 누군가에게 말을 붙였습니다. '무슨 일입니까?' 그때 나는 보았어요. 모두가 충격을 받은 것처럼 한마디도 하지 않고 서 있는 모습을요. 무서운 침묵이었습니다. 죽는날까지 나는 언제나 그 침묵의 소리를 듣게 될 겁니다. 너무나 놀랐습니다. 그 침묵과 그 광경은 내 마음에 너무나 분명하게 새겨졌습니다."
이나 케이로(역사가) : 9.11 다음 날, 밥과 나는 사건 현장을 차로 한 바퀴 돌았죠. 우리는 한 공터에 멈춰 섰어요. 나는 세 개의 강철빔이 서로 엇갈린 채 휘어져서 마치 세 개의 십자가처럼 보였던 것을 결코 잊지 못할 거예요. 경찰관들과 노동자들이 무릎을 꿇고 기도하던 모습도요.
- <안녕하세요, 기억력>
도서관에서 공부중에 휴식 겸 해서 읽은 책. 기억력이라는 거창한 제목이 붙어있길래 기억력증진에 대한 방법을 제시하는 책인줄 알고 읽었다. 나의 기대와는 달리 책은 그냥 인간의 기억력에 대해서 심리학적 접근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교양심리학에서 이미 배운내용이라 별로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알츠하이머에 대해 말하는 부분은 정말 흥미롭게 읽었다. 요즘 기억력이 안 좋아져서 혹시 알츠하이머 초기 증세인가 싶어 나름 걱정을 했던 적이 있기 때문이다. 알츠하이머의 원인과 치료방법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루어 지지 않을 때 뇌에 산소가 부족해져 발생하는 질환이라고 한다. 건망증이 심해서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잘 까먹는다든지, 친구와의 약속을 깜빡했다든지 하는 일들은 나이가 듦에 따라 뇌의 기능이 저하되어 나타나는 아주 자연스런 현상이라고 한다. 따라서 건망증이 심해졌다고 하여 알츠하이머의 초기증세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열쇠를 어디에 뒀는지 잊는다던가 약먹는 시간은 까먹었다든가 하는 일화적 기억을 잊는것은 흔한 현상이라 전혀 걱정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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