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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마스 하디 <테스> 줄거리 및 독후감
    취미/책 2019. 2. 3. 19:32

     

     

     

     

    "난 기어코 일을 저질렀어요.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는 잘모르겠지만요. 하지만 그래야만 했어요. 당신과 나, 우리들을 위해서요. 언젠가 장갑으로 그 사람 입을 때린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철없는 날 유혹해 망쳐 놓고도 모자라 또다시 내 앞 에 나타나 우리 사이를 갈라놓은 그 남자를 언젠가는 죽이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 말이에요. 그 남자는 쓸데없이 나타나 우리 사이를 망쳐 놓았지만 이제 두 번 다시 그 따위 짓은 못해요. 에인절, 난 당신을 사랑하듯 그 남자를 사랑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그건 당신도 알지요? 정말 당신도 그건 믿어 주겠지요? 당신이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에 할 수 없이 그에게 간 것뿐이에요. 당신은 왜 내 곁에서 떠났지요? 내가 그토록 당신을 사랑했는데 당신이 왜 떠나버렸는지 이해할 수가 없어요. 하지만 당신을 원망하지 않아요. 에인절, 이제 그 사람을 죽였으니 내 잘못을 용서해 주겠어요? 그를 죽였으니까 이제는 당신이 날 반드시 용서해 주리라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해서라도 당신을 되찾아야 겠다는 생각이 번개처럼 내 머리에 떠올랐던 거예요. 난 이제 당신 없이는 한순간도 살지 못해요. 당신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괴로운 일인지 당신은 잘 모를 거예요. 여보, 한마디만 말해주세요. 날 사랑한다고 말해주세요. 난 이제 그 사람을 죽였으니까요."

     

     

    - <테스>

     

     

     

     

     


     

     

     

     

     

     비극의 여주인공 테스는 너무나 아리따운 외모 덕분에 파멸한다. 가는 곳마다 남자가 치근덕.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난 그녀는 자신의 가문이 더버빌이라는 먼 옛날 기사의 집안임을 동네 목사에게서 전해듣는다. 테스의 아버지는 본디 천성이 게을러서 일은 하지 않고 더버빌 가문의 위대함을 자랑하고 다닌다. 테스는 그런 아버지와는 다르게 동생들을 위해 열심히 일한다. 동생과 일을 나간 테스는 잠시 조는 바람에 그만 집에 있던 유일한 말을 사고로 죽이고 만다. 당장 먹고 살길이 막막해진 테스네 집. 테스의 부모님은 옆동네에 있는 더버빌 집안에 가보라고 한다. 그들은 틀림없이 친척이므로 도움을 줄것이라고 확신했기에.

     

     하지만 그 집안은 더버빌 가문을 사칭하는 가짜였다. 알렉 더버빌 이라는 바람둥이는 테스의 외모에 반하여 그녀를 범하고 떠난다. 테스는 사생아를 낳게되지만 그 아이는 곧 죽어버린다. 그 누구보다 순수하고 순결한 처녀였지만 당시의 인습은 여자의 정절을 무엇보다 중시했다. 주위의 시선에 견딜 수 없어진 테스는 자신을 모르는 저 먼 곳까지 가서 일을 한다.

     

     그곳에서 만난 목사관의 막내 아들 에인절(angel)클레어를 만난다. 그 청년은 지난날 테스네 동네에서 열린 작은 축제에 참가한 젊은이인데, 당시 테스와 춤을 추지 않아 테스가 아쉬움에 기억하고 있었다. 아무튼 예상대로 클레어는 테스에게 반하여 끊임없이 구혼한다. 테스는 빼앗긴 정절때문에 계속해서 거절하지만 모든걸 용서하겠다는 클레어의 말을 믿고 결혼한다. 그리고 신혼 첫날밤 자신의 과거를 모두 털어놓는다. 남편이라면 그녀의 한결같은 사랑을 알고 있기에 용서해 주리라 믿고. 하지만 클레어또한 시대의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인간이었다. 결국 그는 테스를 버리고 브라질로 떠난다.

     

     이어 테스는 더욱 심한 가난을 겪게 되고 개과천선한 알렉 더버빌은 또다시 그녀의 외모에 반해버린다. 알렉은 지난날의 잘못을 용서받기 위해 그녀를 아내로 맞아들이려 한다. 테스는 클레어에 대한 사랑으로 거절하나 가족의 생계를 위해 결국 알렉과 결혼한다. 때마침 클레어는 테스가 자신에게 보낸 애정어린 편지들(너무 늦게 도착했다.)을 보고 귀국하는데, 이미 테스는 결혼 한 후였다. 돌아온 클레어를 보고 테스는 남편이 결코 돌아오지 않을거라 이간질했던 알렉을 살해한다. 그리고 다시 남편에게 돌아가 둘만의 행복을 닷새간 누리다 처형당하고 만다.

     

     

     이야기 내내 테스는 단 한번도 남편을 배신하지 않았다. 그를 위해서라면 테스는 목숨까지 버릴거라고 장담한 이즈 휴에트의 말처럼 테스는 오직 남편만을 위해 살아가는 여인이었다. 이렇게나 헌신적인 여인이지만 당시의 인습때문에 결코 구원받을 수 없었다. 더러운 여인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었던 것이다.

     

     나다니엘 호손의 주홍글씨가 생각났다. 같은 잘못이라도 남자인 알렉은 회개를 통해 새로 태어났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런 그를 따른다. 하지만 테스는 한결같이 한 남자만을 위한 순수한 여인이었으나 정절을 잃은 더러운 여자였다. 서양에서 결혼 후 여자가 남편 성을 따르는 이유는 예전 서양에서는 여성을 남자의 소유물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여성은 인격적 대우 보다는 남성만을 위한 도구로 여겨지기 때문에 같은 죄라도 벌의 정도가 달랐던 것이다. 그게 당시의 인습이었다. 스스로를 구제하기 위해 힘썼던 테스지만 가난이라는 환경때문에 파멸로 나아갈 수 밖에 없는 모습 또한 안타깝다. 내적인 성찰과 고뇌는 모조리 무시당하고 그저 외적 잣대와 환경이 한 인간의 삶을 지배한다. 이는 오늘날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물질이 모든것을 앞서는 자본주의 시대에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말이 괜히 나왔으랴. 개인의 됨됨이와는 상관없이 돈 있는 자는 무엇을 잘못하건 용서받는다. 하지만 가난한 자는 있는자에 비해 아주 사소한 것이라도 죄가 된다. 불합리한 사회구조는 지금까지 또다른 형태로 남아있다.   

     

     

    하지만 뭐.. 당시의 여성차별적 인습을 비판하는 소설은 주홍글씨와 테스 말고도 많이 있고 지금은 정절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달라졌기 때문에 크게 와닿는 것은 없었다. 그저 '예쁜 여자는 어딜 가나 남자가 가만두지 않는군.' 이라는 쓰잘데기 없는 교훈만 얻었다. 

     

     

    여자는 일단 예쁘고 봐야 한다는 말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진리인 것이다!

     

     

     

     

     

     


     

     

     

     

    현재 예스24 기준 9900원입니다. 테스의 기구한 운명이 아직까지도 잊혀지지 않네요.

    세계 걸작선으로 남을만 합니다. 제가 읽을땐 한권의 책이었는데 요즘은 상,하권으로 나뉘어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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